여자배구 리그

22.02.11 흥국생명 vs 페퍼저축은행 - 시즌 3승을 거둔 놀라운 경기력의 페퍼

배구노트_임형준 2022. 2. 11.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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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매치업만 보고는 솔직히 조금 기대를 안했던 게임이었고, 흥국의 블로킹, 중앙속공, 서브공략, 캣벨과 사이드공격수들의 활약으로 흥국이 오늘도 무난하게 승리하겠지 라고 예상했던 게임이었는데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가는 페퍼의 블로킹, 페퍼의 서브, 페퍼 사이드공격수들의 활약으로 경기를 페퍼가 접수해버렸습니다.

 

항상 흥국과 페퍼는 두 세트를 흥국이 선취한 후 3세트는 페퍼가 가져갔다가 4세트에서 다시 흥국이 잡아버리는 모양새였는데요, 1세트 흥국이 가져갔다가 2, 3, 4세트를 오늘 페퍼가 내리 가져갔습니다. 

 

미친 디그싸움

오늘 두 팀 다 정말 디그들이 대단했습니다. 리베로들의 디그 대결도 대단했고, 웬만하면 득점이 날 것 같은 것들도 막아내고 하면서 쉽게 실점을 허용하지 않는 그런 모습들이 양 팀에게서 나왔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오늘 페퍼의 디그가 엄청났다고 생각이 듭니다. 

 

예사롭지 않았던 박경현과 이한비

오늘은 엘리자벳 고! 이렇게 굳이 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 박경현과 이한비의 스윙이 정말 엄청났습니다. 둘 다 경쾌하고, 스피드도 빨랐고, 성공률도 차츰 차츰 높여갔으며 해결을 해줄 것 같다는 믿음이 가는 플레이를 보여줬고, 두 선수 다 오늘 20득점을 기록한 것으로 기억하는데 동시에 이 선수들이 다 터지니깐 페퍼가 게임 풀어나가기가 쉬웠습니다.

 

연결의 정교함이 오늘은 페퍼가 좋았습니다.

평소 이한비나 박경현이 처리성으로 때리는 모습, 누워때리거나 네트로 붙은 볼 아슬아슬하게 연타나 페인트로 처리하거나 하는 그런 장면들이 더러 보였는데 오늘은 자기 스윙 제대로 가져갈 수 있는 그런 연결들이 많이 이뤄졌습니다. 받는 것도 잘 됐고, 비교적 올리는 것도 잘 됐습니다. 반면에 흥국은 오늘 네트 쪽으로 너무 붙는 볼이 많아서 캣벨이 왼손으로 처리하거나 공격수들이 어렵게 처리하는 상황이 많았습니다. 서로 좋은 디그 주고 받으면서 경기 풀어나갈 때 흥국 쪽에서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것이 이런 연결의 정교함이 페퍼보다 떨어졌던 것이 컸던 게임이었다고 봤습니다.

 

흥국의 장점 블로킹과 중앙 속공의 부재

흥국이 블로킹도 강력한 팀이고, 중앙 속공도 진짜 잘 사용해서 까다롭게 해줄 수 있는 팀인데 3세트 들어서야 이주아가 첫 득점 올릴 정도로 오늘 중앙 속공 사용할 기회도 잘 없었고, 찬스를 만들어내지 못했습니다. 3세트부터 이제 조금 의식적으로 중앙 속공 사용을 늘려나가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보려고 했는데요, 오늘 페퍼가 잘되는 날이었고, 페퍼도 사이드에서 잘 터져서 그 쪽으로 견제가 많은 것을 활용해서 기습적으로 중앙쓰고 이런 모습이 나오면서 흥국을 괴롭혔습니다. 블로킹도 직접 블로킹으로 이어지는 블로킹 수도 적었던 것 같은데, 유효블로킹으로 이어진 장면들 자체가 많지 않아 오늘 블로킹 타이밍이나 이런 것이 좋지 않았습니다.

 

흥국 지독하게도 안풀렸던 게임

흥국은 오늘 뭔가 전체적으로 분위기가 다운된 느낌을 받았습니다. 1세트는 그래도 조금 경쾌한 몸놀림도 보이고 그랬는데 네트터치 같은 것들이 너무 많이 나오고, 조금 분위기를 탈 수 없게 하는 그런 범실들이 많았습니다. 범실 자체로 따지면 페퍼도 많았는데요, 네트터치 이런 것들이 연속으로 나오고, 또 격차를 좁혀야 하는 상황에서 허무하게 나오고 이러면서 나중에는 선수들이 내려놓은 듯한 그런 플레이들을 펼쳤습니다. 이주아는 오늘 너무 안풀려서 표정도 시종일관 어두웠던 것 같고 캣벨이 어떻게든 분위기를 띄워보려고 오늘 격하게 세레머니도 하고, 팀원들을 으쌰으쌰 해보자고 노력했는데 경기 내용이 너무 쉽지 않았네요.

 

20점 선수가 3명이었던 페퍼

오늘 엘리자벳 20점, 이한비 20점, 박경현 20점. 찢었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득점 분포였습니다. 여기에 팀 기록을 봐도 범실이 좀 많았긴 했어도 서브에이스가 8 vs 5로 앞섰고, 디그 수도 오늘 페퍼가 많았고 이래저래 흥국보다 거의 모든 면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엘리자벳이야 원래 파괴력 있는 선수였고 이한비, 박경현이 같이 터져주고 이러면 진짜 좋을텐데 생각을 늘 했는데 오늘 그런 게임이 나왔고, 실제로보니 무서웠습니다. 이런 경기 앞으로 더 자주 펼쳐낼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

 

오늘은 정말 페퍼의 국내선수들이 활약이 좋았습니다. 누구 하나 빼놓을 선수가 없었는데요, 오늘 저는 문슬기 선수 칭찬해주고 싶습니다. 그나저나 오늘 페퍼는 마스크를 쓰고 게임에 임하던데 선수들 불편했을텐데 좋은 경기를 펼쳐줬네요.

 

대단한 게임 펼친 페퍼, 그리고 시즌 3승을 올린 페퍼 축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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