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리그

21.12.30 현대건설 vs GS칼텍스 - 어디서 어떻게 터질지 누구도 모른다

배구노트_임형준 2022. 2. 6.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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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건설과 GS칼텍스 서로 4라운드의 첫 상대로 강한 상대를 만났습니다. GS가 보면 중앙이 강하고, 높이가 높은 팀들에게 고전해오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고, 본인들의 장점인 서브에서 이득을 못보면 힘들게 풀어갈 수 밖에 없는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도로공사와 마찬가지로 현대건설 역시도 GS가 가장 이기기 어려운 그런 상성의 팀이어서 상성상 현대건설이 많이 앞선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봤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에서는 역시 이런 상성이 맞아떨어지긴 했는데요, 경기의 흐름은 세트마다 어느 쪽에서 폭탄이 터지는가로 결정이 되는 그림이었습니다.

 

1세트 현대건설 리시브 폭탄이 터지다

두 팀 다 오늘 비슷비슷하게 나가다가 현대건설이 연속으로 득점을 내고 하면서 제법 큰 리드를 가져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마무리만 잘하면 1세트 무난하게 가져가겠거니 했는데 갑자기 고예림의 리시브가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강소휘가 강력한 서브를 구사할 것처럼 해놓고는 페인트로 짧게 달래는 서브로 뒤쪽으로 물러나있던 고예림에게 기습을 가했고, 연속으로 이런 짧은 서브로 괴롭히다가 마지막에는 주특기인 강서브로 바로 서브에이스를 올리는 등 강소휘 서브턴에 순식간에 점수차를 확 좁히면서 6~7점 차이가 나던 것을 동점, 그리고 역전으로 만들어내면서 대역전극을 보여줬습니다. 현대건설이 이렇게 확 추격을 당하는 동안 너무 우왕좌왕 하면서 서두르는 모습으로 결국 1세트를 내주면서 불안하게 출발을 하였습니다.

 

예림이 때문에 술 한잔 마셨습니다

최근에 고예림의 경기력이 좋지 않습니다. 한 때 팡팡까지 위협했을 정도로 공격에서도 자신감이 올라와있었고, 집중적인 목적타를 받으면서도 잘 버텨주면서 팀의 승리에 큰 공헌을 해왔는데요, 최근 2~3경기 정도 공격에서 리듬이 갑자기 확 죽어버리면서 블로킹이 너무 많이 걸리고 있고, 이런 부분들에서 부담이 커서인지 잘 해주던 리시브에서도 연속으로 범실을 해버리는 아쉬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원래 리시브가 좋은 선수이긴 하나 한 번 이렇게 무너졌을 때 크게 무너지는 경우가 많은 선수로 알고 있는데, 연속으로 이런 경기가 나오니 참 마음이 안좋습니다. 장점인 리시브가 안된다면 고예림이 코트 위에 서있기가 힘들죠. 어차피 리시브가 터져서 힘들다면 올려두기라도 성공했을 때 위력적인 공격 때려넣을 수 있는 정지윤을 넣는게 문제점을 해결하기 보다 공격력으로 커버해서 극복해내는 것이니 그렇게 하는게 이득인 상황입니다. 그런데 조금 더 쉽게 가려면 단시간에 정지윤의 리시브가 매우 훌륭한 수준으로 올라오긴 어렵고, 안정적인 리시브가 되는 선수가 자기 몫을 해주면서 현대건설이 가진 공격적인 장점을 강요받는 것이 아니라 선택적으로 골라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지금 시점엔 더 안정적인 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많이 흔들려있는 모습인데 꼭 고예림이 이겨내주길 바랍니다. 다음엔 예림이 너무 잘했다! 하면서 기쁨의 술 잔을 드는 날이 올 수 있길 바라봅니다.

 

서브 범실이 너무 많았던 GS

GS가 높이에서 부족하기 때문에 높이와 상관없이 득점을 올리거나 상대를 흔들 수 있는 수단 서브가 좋아야 하고, 그 서브가 GS의 무기이도 한데요, 오늘은 서브범실이 GS답지 않게 너무 많이 나왔습니다. 범실 19개 중에 13개가 서브 범실이었습니다. 안혜진이 오늘 4개인가 서브 범실을 하고, 모마도 서브에이스가 언제 나와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강력하고 좋은 서브 구사하는 선수인데 서브에이스 없이 2개의 범실, 강소휘는 2개의 서브에이스가 있었으나 2개의 범실 이래저래 골고루 서브범실들이 많이 나오면서 그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했고, 범실은 곧 실점이다보니 힘들게 게임을 풀어나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부진의 폭탄이 GS에게로 넘어오다

1세트에 현대건설이 리시브가 무너졌다면 3, 4세트로 오면서는 GS의 리시브가 문제가 되기 시작했습니다. 오늘 수비에서 집중력 있는 모습들을 보여줬던 GS, 특히나 게임 초반에는 오 오지영 요즘 완전 올라온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을 혼자서 하고 있었는데 후반부에 오지영도 놓치는 볼들이 나오고 하면서 너무나도 갑자기 순식간에 이런 플레이들이 나오면서 분위기가 확 기울었습니다. 여기에 세터들의 토스 정확도가 확 떨어지기 시작했고, GS 쪽이 갑자기 너무 산만한 게임을 펼치게 됐습니다. 그에 비해서 현대건설은 초반 조금 힘들고, 삐걱거렸던 경기가 수비, 세팅, 공격 3박자가 잘 이뤄지기 시작했습니다.

 

요술공주 밍키!!

최근에 황민경이 계속 좋은 활약해주고 있습니다. 수비적인 부분에서 더 빛이 나는 모습이었는데, 최근에는 공격에서도 상당히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특히나 오늘 서브로 연속으로 득점을 올리는 모습이 너무 좋았고, 그 장면에서 분위기가 많이 현대건설 쪽으로 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황민경이 계속 이렇게 해줄 수 있다면 현대건설은 야스민, 양효진, 이다현에다가 정지윤, 황민경까지 더해지면서 부족한 사이드 공격력이라는 부분을 많이 해소할 수 있을 듯 합니다. 한 축인 고예림은 조금 고전 중인데 황민경은 요즘 너무 잘해주고 있어서 다행이다 싶습니다.

 

깊어져가는 고민의 GS

GS가 뭔가 조금 더 경쟁력을 갖추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오늘도 느끼게 됐습니다. 중앙라인과 높이가 약하다보니 이 쪽을 주로 이용하는 팀들을 상대로 쉽지 않고, 최근에는 강소휘도 공격 성공률이 떨어져있는 상황이라 풀어나가기가 쉽지가 않습니다. 강소휘도 그렇고 이소영도 그렇고 요즘 뭔가 3S(수비 스페셜리스트, 서브 스페셜리스트, 공격 스페셜리스트)가 되어줘야 하는데 공격에서 잘 안풀리고 있어서 팀이 어렵게 가는 듯 합니다. 여기에 세터들도 안정성이 떨어져버리고 이러면 정말 힘들죠. 분위기가 너무 순식간에 훅 떨어지는 것도 GS의 최근 경기들에서 나오고 있는 장면들이라 무너지지 않도록 코트 위에서 활기를 불어넣는 선수가 필요할 듯 합니다.

 

투지와 승부욕을 볼 수 있었던 게임

흔히들 여자배구는 아기자기한 맛에 본다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요, 플레이는 아기자기 할지 몰라도 선수들이 경기에 임하는 자세나 이기고 싶어 하는 마음은 전혀 아기자기하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던 오늘 게임이었습니다. 작전 타임 때 두 팀 다 뭔가 기합이 바짝 들어가서 목소리 키우고 이러는 것들 보니깐 멋지더라구요. GS의 경우에는 오히려 차상현 감독이 선수들한테 감정 추스리고 가보자고 잡아줄 정도로 선수들이 승부욕이 활활 타오르는 그런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경기에서 나오는 허슬플레이나 이런 것들도 멋지지만 선수들의 이런 마음가짐을 볼 수 있는 장면이 나와서 오늘 너무 좋았습니다.

 

 

현대건설과 고예림 응원하는 입장에서는 고예림도 활약하는 가운데 현대건설이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얼른 고예림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과 더불어 역시 현대건설이 탄탄한 전력을 갖춘 팀이다 힘든 게임을 펼쳐도 이겨낼 수 있는 그런 힘이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고, GS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입장에서는 시즌 초반 GS가 약점은 있어도 강점이 있고 그것을 토대로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최근에 조금 파악들이 많이 되면서 힘들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마음이었습니다. 단기간에 해소할 수 없는 그런 멤버구성이다보니 어떤 식으로 GS가 이런 위기를 극복해내면서 후반기 시즌을 풀어나갈지에 포인트를 맞춰보면 재미있겠다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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