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1.19 페퍼저축은행 vs GS칼텍스 - 유서연의 날

GS와 페퍼의 경기 오늘도 높은 순위의 팀이 낮은 순위의 팀을 그대로 찍어누르는 게임이 나왔습니다. 세트 스코어는 3-0...

 

3-0 게임이 너무 많이 나오고 있고, 세트별 내용도 치열한 것이 아니라 조금 원사이드한 게임들이 이어지다보니 매일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긴 하지만 조금 더 치열한 승부가 펼쳐지고 하는걸 기대하는 입장에선 살짝 아쉽긴 하죠. 특히나 무슨 배달음식 배달오고 먹다가 게임이 끝나버리는 상황이...

 

오늘 게임도 역시나 언제나처럼 리시브 차이가 승부를 갈랐습니다. 페퍼 레프트들과 리베로가 리시브를 아예 못받아서 서브에이스로 이어지거나 너무 네트 쪽으로 붙도록 받아버리니 세터가 이걸 어떻게 올려줄 수가 없는 상황, 네트 터치, 오버네트 범실 이런 것들이 연이어 나왔습니다. 엘리자벳이라는 뛰어난 공격수를 갖고도 제대로 된 공격세팅이 안되도록 리시브가 이어지니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죠.

 

반면에 유서연은 오늘 커리어하이 기록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세트부터 8점에 62.5%였던가 공격 성공률에 서브에이스까지 터뜨려주면서 모마가 2점으로 1세트를 마쳤는데, 유서연이 팀의 공격을 이끌고 갔다고 할 수 있는 게임이었습니다. 지난 게임이었나요? 유서연도 리시브 흔들리면서 공격에서도 리듬이 무너지고 이래서 많이 못뛴 적이 있었는데, 오늘은 반대로 공격으로 활로를 찾아두고, 그 상승세를 수비에서도 이어나가준 그런 모습이었습니다.

 

GS에서 아쉬운 점이라면 또 뭔가 지적하는게 미안하긴 하지만 오지영 선수의 판단력이 많이 떨어져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는 플레이가 많았습니다. 몇 개의 미스 중에 옆에 레프트와 빠르게 콜 하지 않아서 어중간한 위치로 와서 놓치는 것도 있었고, 이런 것은 두 선수 모두의 미스라고 볼 수 있는 상황이긴 합니다만, 이건 좀 해줘야 하지 않나 지난 경기에서처럼 오지영이 해줘야 할 것인데 못해준다 싶은 장면들이 더러 나왔습니다. 최은지나 유서연 두 선수 다 수비가 강점이라고 할 수 없는 선수들이어서 컨디션 여부에 따라 리시브 효율이 많이 차이가 나는데 리베로인 오지영은 안정적으로 해줘야 세터가 토스 해주기도 쉽고, 팀 전체적으로 안정감을 찾아갈 수 있겠죠. 오늘 리시브 문제는 페퍼 쪽이 더 크게 다가와서 비교적 묻힌 감은 있으나 리베로의 판단미스나 아쉬운 리시브 처리들이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이 부분은 오지영이 진짜 잘 해줘야 합니다.

 

페퍼는 제발 좀 고쳤으면 하는 것이 서범 트리오 최가은, 이한비, 박경현(오늘 박경현은 서브범실은 없었습니다만) 이 선수들이 서브 범실 타이밍이 너무 안좋아요. 조금 따라가야 할 타이밍에 여지없이 나옵니다. 나오는 것도 늘 똑같은 편이에요. 최가은, 박경현 네트를 강타, 이한비 홈런성 타구 눈에 보일 정도인데, 세 선수 모두 강 스파이크 서브를 구사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 상황에서 강 서브로 재미를 본 적 보다는 분위기를 뺏긴 적이 많았다면 안정적으로 넘겨서 한 번 분위기 이어가보는 것도 어떨까 싶습니다.

 

페퍼는 지금 조금 걱정되는 것이 엘리자벳이 오늘 팔꿈치를 자주 주무르는 장면이 나왔는데, 혹시나 부상이 아닐까 걱정을 해야하는 상황인 듯 한데요, 부상이 심각하지 않길 바랍니다.

 

페퍼가 패가 많긴해도 분위기만큼은 언제나 좋습니다. 감독도 작전타임 때 누구를 질책하거나 하기 보다는 팀으로서 잘 안되고 있는 부분들 짚어주고 잘 해보자고 하고, 선수들도 그런 부분들 잘 수용하는 모습, 거기에 엘리자벳은 여기저기 깔깔대는 여고생처럼 언제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서 그 어떤 외국인 선수들보다 팀에 잘 스며든 모습, 좀처럼 보기 힘든 외국인 선수가 분위기메이커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 부분들 때문에 늘 즐겁게 볼 수 있네요.

 

이제 내일은 무패 행진의 현대건설과 지금 팀 분위기 최악인 IBK기업은행이 맞붙습니다. 어떤 게임이 나올지 심히 걱정이 되는데요, 또 기대가 되기도 합니다. 재미있는 게임 나오길 바라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