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리그

21.12.18 IBK기업은행 vs 흥국생명 - 새 감독과 새 외국인 선수

배구노트_임형준 2022. 2. 6.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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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김호철 감독이 여자부에서 갖는 첫 게임이었습니다. 여기에 산타나라는 새 외국인 선수도 V리그 데뷔전을 가지는 날이었습니다. 외국인 선수가 오늘부터 뛰는지는 몰랐는데, 오늘을 시작으로 이제 새로운 팀으로 변모한 기업은행이었습니다. 흥국은 최근에 연패가 다시 이어지고 있어서 3라운드에 첫 승과 더불어 연패탈출이 꼭 필요한 게임이었고, 기업은행 상대로는 해볼만 할 것이란 예상들이 많았는데요, 오늘 흥국은 아직은 완벽하게 정돈되지 않은 기업은행을 상대로 뒷심 부족이라는 오명을 씻어내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습니다.

 

산타나 첫 느낌

아직 배구도 잘 모르는 제가 선수의 첫 느낌을 어떻게 정확하게, 다양한 시각으로 볼 수 있을까 싶은데요, 그냥 제가 이번 시즌 봐온 것들을 토대로 느낀점을 적어보자면 켈시나 캣벨, 라셈처럼 높은 타점을 이용해서 때리는 타입이라기 보다는 모마처럼 빠른 스윙과 탄력을 바탕으로 풀어나가는 타입으로 봤습니다. 우선 직전 외국인 선수였던 라셈보다는 스윙이 빠르고 경쾌해서 라셈에게서 느낄 수 있었던 아쉬움은 많이 해소할 수 있을 듯 보였습니다. 그러나 경기감각이 떨어져있다는 점이나 몸 상태가 시즌에 맞춰 만들어져있지 않다는 점이 아무래도 걸리고, 이 감각을 얼마나 빨리 끌어올려 팀과 리그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보여지네요. 산타나는 주전 레프트로 출전하면서 김희진이 라이트로 가고, 표승주가 벤치출발을 했는데요, 산타나의 리시브 능력도 중요한 부분이 될 듯 합니다. 오늘은 그렇게 많은 시간 출전을 하진 않아서 모든 부분을 다 알 순 없지만 1세트에 연속 득점 장면도 나오고 또 반대로 연속 범실 장면도 나오고 했는데 언제쯤 팀에서 만족할만한 컨디션이 될 수 있을지가 중요할 듯 합니다.

 

승부처에서 이겨낸 흥국

오늘 기업은행과 흥국 두 팀의 경기가 냉정히 잘한 게임은 아니었습니다. 두 팀 다 조금 어이없는 범실이나 플레이들이 나오기도 했고, 2세트에 서로 번갈아가며 서브범실로 중요한 상황에서 득점을 서로 올리는 상황이나 클러치 상황에서의 뼈아픈 미스들이 나오고 이런 것들은 정말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평소에 흥국은 이런 상황을 뒤집어 내기 보다는 그대로 끌려가다가 지거나 역전을 당하거나 하면서 승부처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는데, 오늘은 캣벨의 해결능력이 1세트부터 너무 좋았고, 김미연이 쳐낸 처리성 공격들이 행운의 득점으로 이어졌고, 이런 상황에서 기업은행이 스스로 범실로 무너지는 모습들을 보이면서 접전에서 3세트 모두 승리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런 승리가 꼭 필요한 흥국이었는데 잘 해준 것 같네요.

 

두 팀 다 아쉬운 리시브

기업은행은 오늘 리시브 효율이 전체적으로 좋지 못했습니다. 김미연의 강서브에 제법 고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고, 이래저래 경기끝까지 안정감을 느끼기 어려웠습니다. 여기에 흥국도 오늘 김수지에게 서브 에이스 3개를 허용하고, 가장 아쉬웠던 부분은 정윤주가 후위로 가는 타이밍에 박상미를 넣어서 수비를 강화하고자 했는데 오히려 박상미 쪽에서 리시브가 너무 흔들리면서 경기를 다소 어렵게 가져간 감이 있었습니다. 근래에 현대건걸에서 김주하가 이런 적이 한 번 있었는데, 그 경기를 보는 느낌이 들었네요. 공격적인 부분을 조금 포기하더라도 믿음의 카드를 넣어 안정적으로 가겠다는 그 플랜이 흔들려서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캣벨이 잘 해주면서 그런 부분의 걱정을 덜어낼 수 있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느낌의 기업은행

여전히 아쉬운 부분은 많지만 산타나의 적응이 끝나고, 새 감독 체제하에서 팀이 하나로 잘 뭉친다면 지난 기업은행의 모습보다 훨씬 좋아질 것이란 생각이 드는 게임이긴 했습니다. 김희진이 라이트에서 활약이 너무 좋고, 살아난 김주향에, 표승주가 백업으로 나오고 하면서 백업도 더 탄탄해졌는데 새롭게 꾸려진 라인업이 의도대로 잘 돌아갈 수 있도록 된다면 재미있는 게임 보여줄 수 있을 듯 합니다.

 

두 팀 모두에게 요구되는 디테일

오늘 두 팀의 게임은 승패를 떠나서 서로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연결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것부터 수비에서의 콜 플레이나 사인이 맞지 않아 일어나는 범실이나 위험한 충돌 장면 등 조금 더 디테일을 가다듬어야 이제 반 정도 온 정규시즌인데 남은 절반의 레이스 더 좋은 경기력과 더불어 더 높은 순위를 노려볼 수 있을 듯 하네요. 충분히 두 팀이 조커 역할을 해줄 수 있는 팀들이라 생각하는만큼 더 잘 가다듬어주길 바라봅니다.

 

 

이제 내일은 또 강팀들의 게임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연승의 도로공사와 GS의 대결인데, 내일 경기는 간만에 엄청 치열한 게임이 나올 것 같아서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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