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리그

21.12.19 GS칼텍스 vs 도로공사 - 8연승의 도로공사

배구노트_임형준 2022. 2. 6.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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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게임 상위권 팀들의 빅매치여서 기대감이 높았습니다. 도로공사는 오늘 승리하면 2위로 오를 수 있는 기회,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기회였기 때문에 동기부여는 확실했습니다. GS도 근래 분위기가 나쁜 팀은 아니고, 일단 직접적으로 순위에 영향을 주는 상위권 팀들의 게임인만큼 꼭 잡아내야 하는 그런 게임이었습니다. 박빙의 게임이 예상됐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도로공사가 여러모로 압도하는 게임이었습니다.

 

도로공사 블로킹으로 게임을 접수하다

역시 도로공사는 팀 블로킹 1위인 팀 답게 블로킹으로 GS의 발목을 묶어버렸습니다. 오늘 모마 쪽을 초반부터 타이트하게 막아보려는 시도들이 많았고, 블로킹들이 많이 나오면서 모마가 공격을 진행하는데 있어 위축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정면승부로 가자니 블로킹이 두렵고, 큰 각을 둬서 찍어넣자니 블로킹을 피해서 각을 틀다보니 아웃으로 이어지는 공격들이 많았고, 쳐내는 공격도 여의치 않았습니다. 모마 쪽이 이렇게 답답하게 풀리지 않으니 GS입장에서는 전체적으로 힘들게 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정대영, 켈시, 배유나 외에도 평소 블로킹에서 강점을 보이는 전새얀까지 블로킹도 매우 좋은 타이밍에 2개 나와주고 하면서 뭔가 GS가 해보려고 하면, 분위기가 조금 오르려고 하면 블로킹이 터져나오면서 GS의 기세를 꺾었습니다. 블로킹 갯수는 16-6 10개나 더 많은 블로킹을 했는데 그냥 10점 더 냈다보다 그 블로킹 하나하나가 GS를 위축되게 만들고, 플랜을 꼬이게 만들고 했던 것이어서 의미가 컸습니다.

 

두 팀 다 인상적이었던 수비 그 중의 별은 임명옥

오늘 두 팀의 수비가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서로 메가랠리로 이어지는 장면도 많았고, 집중력있는 모습도 많이 나오고 했는데요, 두 팀의 수비 차이는 임명옥 차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임명옥이 보여준 수비에서의 존재감이 남달랐습니다. 일단 리시브 안정감은 리그 최고라고 나와있는 수치만큼이나 확실했고, 서브가 강점인 GS가 서브로 재미를 보기 어렵게 만들어주는 완벽한 에어백 리시브로 충격을 다 받아서 공격을 잘 할 수 있도록 만들어줬습니다. 실점을 막아내는 디그들도 예술이었고, 세터가 디그해서 2단으로 넘겨야 하는 상황에서는 임명옥의 언더토스가 높이나 타이밍이 완벽해서 처리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닌 완벽한 공격으로 이어졌던 부분도 컸습니다. 전에도 한 번 언급했던 적이 있는데 몸을 날리는 디그, 플라잉 디그 이런 화려한 플레이는 덜한 것처럼 여겨지는데 임명옥이 코스를 예측한다거나 발로 따라잡아서 안정적으로 살려내는 이런 것이 다른 리베로들보다 뛰어나서 믿음직한 부분은 최고인 듯 합니다.

 

강점을 못살린 GS

오늘 도로공사가 자신들의 강점인 블로킹으로 GS를 흔들었다면 GS는 반대로 서브로 도로공사를 흔들었어야 했는데, 서브공략도 잘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일단 임명옥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라면 임명옥에게 걸리면 어떠한 강서브도 스무스하게 받아내는 상황이 나왔고, 모마만큼은 아니어도 강서브로 상대팀에게 고민을 안겨주는 강소휘는 오늘 서브범실이 3개가 나왔습니다. 특히나 마지막 서브 범실은 앞서 두 차례 강서브가 범실로 이어지자 평소처럼 때리지 않고 조금 스무스하게 넘기려고 하는 의도였는데 이게 또 힘조절이 잘못되면서 강스파이크 서브가 아닌 것이 범실로 이어져서 아쉬움이 컸습니다. 여기에 조금 더 조금 더 따라갈 수 있는 기회를 겨우겨우 속공이나 이런 플레이들로 잡아서 연이어 서브를 넣을 때 마다 체감상 서브범실이 나오지 않았나 싶었습니다. 높이의 열세에, 서브에서의 우위를 가져가지 못하니 GS의 게임이 힘들게만 흘러갔습니다.

 

살아나야 해 강소휘!!

최근에 강소휘가 컨디션이 안좋습니다. 오늘 3세트 초반에 조금 살아나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긴 했으나 전체적으로 봤을 때 1, 2세트 때도 모마가 막혀서 힘들고 했던 상황에서 국내 선수들의 화끈한 공격지원이 이뤄져서 모마 쪽의 집중견제가 조금 덜해질 수 있도록 해줬어야 했는데 강소휘에게서 기대했던 것을 유서연이 해주는 그런 모양새였습니다. 어찌보면 강소휘가 오늘 득점 낸 장면 중에서 네트 쪽으로 붙거나 해서 까다로운 상황에서 페인트로 중앙의 빈 곳을 넣는 그런 장면들이 생각나긴 하는데요, 마음 먹고 좋은 타이밍으로 때린 것들은 블로킹에 막히거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뭔가 리듬이 잘 안올라오는 것인지 모르겠는데 공격에서 강소휘가 해줘야 하는데 최근에 조금 안풀리고 있네요.

 

도로공사 현재 가장 무서운 팀

물론, 현대건설이 아직 리그 1위고 여전히 강력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는 팀이긴 하나 도로공사의 최근 경기력을 보면 현대건설 뿐만 아니라 그 어떤 팀도 도로공사와의 경기를 꺼릴 거 같은 그런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윤정으로 주전 세터를 바꾸고 도로공사가 진짜 무서워졌는데, 일단 켈시가 높은 타점에서 때리는 공격을 시즌 초반보다 더 많이 보여주고 있고, 이윤정은 좀 정직하게만 플레이한다는 초반의 평가와는 다르게 다양한 공격 루트 이용하면서 공격수들로부터 엄지 척 받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후위타임의 문정원, 전위타임의 전새얀 이 로테이션도 진짜 자리를 잘 잡아나가고 있고, 전새얀, 이예림 벤치에 원포인트 서버로 나오는 우수민에 언제든 대기 중인 이고은까지 있어서 백업 걱정도 덜한 편입니다. 리베로, 센터 쪽에는 백업이 잘 안보이는데 이 포지션은 주전 의존도가 높아서 백업들이 어떤지를 볼 기회가 잘 없는 것이 아쉽긴 합니다. 그만큼 또 주전들의 부상 조심해야 할 듯 하네요. 박정아도 오늘 1세트에 여러번 계속 박정아 쪽 쓰는데 해결을 못하고 1세트 뺏기고, 성공률 또한 낮아서 컨디션 너무 롤러코스터 타는데 했으나 2~3세트에는 공격에서 살아나주면서 메인 공격수들 싸움에서 확실히 이기고 들어갈 수 있도록 해줬습니다. 당장은 도로공사가 한 동안 멈추지 않고 계속 달려나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좋은 경기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간만에 어수선하지 않은 명품경기를 본 느낌입니다. 서브범실 서로 주고 받는 그런 모습은 있었어도 리시브 터져서 무너져내리는 그런 게임이 아니라 서로 견고한 수비와 집중력을 바탕으로 싸우는 게임이어서 보는 내내 손에 땀을 쥐었습니다. 이번 시즌 도로공사가 명경기를 자주 그려내는데 오늘도 도로공사 경기에서 쫄깃함을 느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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