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리그

22.01.04 현대건설 vs KGC인삼공사 - 강팀의 조건이란?

배구노트_임형준 2022. 2. 6.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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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첫 경기를 가진 현대건설과 팀의 위기를 잘 추스리고 달려나가고 있는 인삼공사의 대결이었는데요,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습니다. 현대건설은 오늘 진짜 안풀리는 게임을 펼쳤고, 인삼공사는 잘된 날이라고 봤는데요, 이게 또 어떻게 어떻게 5세트까지 가고, 승리까지 나오게 되네요. 이렇게 안풀리는 날에도 어떻게든 끌고가서 승리를 따내는 것 이것이 바로 강팀의 조건이 아닐까 싶습니다.

 

현대건설은 오늘 리시브 불안, 많았던 서브범실, 센터와 세터의 어긋났던 호흡에서 문제점을 보였고, 인삼공사는 오늘 높이부터 신경쓰고 나오고, 이선우가 인생게임에 옐레나, 이소영까지 좋은 활약까지 해줬는데도 어떻게든 이겨냈다 이것에 의미를 둬야 할 듯 합니다.

 

이선우 카드 연속성공

인삼공사가 레프트 자리에 주전으로 이선우를 연속으로 기용하고 있는데, 상당히 잘해주고 있습니다. 쭉 잘하다가 한 번씩 리시브에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있긴 한데 그런 것은 박혜민이나 고의정에게도 똑같이 나오는 문제고, 근래 컨디션이나 경기력으로 봐서는 이선우가 셋 중에 가장 낫습니다. 준수한 강하기의 서브, 리시브도 버텨줄 정도는 되고, 과감하고, 강력한 공격까지 되고 있습니다. 오늘 현대건설도 이선우의 이런 공격에 애를 먹었습니다. 아마도 다음 경기도 주전으로 나올 것 같은데, 다음 경기에서도 잘해줄 수 있을지 기대됩니다. 신인왕은 역시 아무나 타는게 아니다 싶습니다.

 

서브범실이 많았던 현대건설

오늘 뭔가 현대건설이 서브범실이 많았습니다. 좀처럼 서브범실을 하지 않는 편인 양효진도 2세트만 2개를 했던 것 같은데, 골고루 중요한 상황, 한 점 한 점이 중요한 상황에서 분위기를 이어나가지 못하는 서브범실들이 많았습니다. 총 13개를 했는데, 이게 또 재미있는게 인삼공사도 11개의 서브범실을 했네요. 기억나는 것으로는 오늘 이소영이 서브범실이 많았는데, 이소영이 3세트에서 서브로 득점 올리고, 서브 때 연속으로 득점내면서 역전 승을 해내서 앞의 미스들이 많이 희석이 됐는데 인삼공사도 서브 범실이 많았던 그런 게임이었네요. 체감상 오늘 게임이 엄청 안풀렸던 현대건설이다보니 연속 득점으로 나가야 할 상황에서 범실이 나오거나 해서 그 범실이 더 크게 느껴졌던 듯 합니다.

 

믿음의 3리베로(?) 라인의 리시브 불안

현대건설이 오늘 리시브가 누가 더 좋다 나쁘다 할 것 없이 골고루 안되는 모양새였습니다. 그러다보니 좋은 공격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좀처럼 오지 않았고, 이런 리시브 불안이 평소 문제가 되던 레프트들의 공격력 부족과 맞물리면서 엄청 힘들게 풀어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여기에 3세트에 고예림 쪽에서 마지막에 연속으로 실점이 날 때는 식겁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근래 황민경의 공격력은 그래도 좀 올라와있다 할 수 있었는데 오늘은 너무 보이지 않으면서 레프트 공격가뭄이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여기에 믿음의 양효진도 정호영의 높이에 고전을 했고, 그래도 양효진이니까 코스의 마술사 답게 어떻게든 해결을 해주면서 버텨줬고, 야스민의 능력에 의존하는 장면들이 많았는데 리시브 안정적으로 잘 안되니까 차라리 정지윤 넣어서 리시브의 아쉬움을 공격으로 어떻게든 상쇄해야 하나 고민이 컸던 게임이었습니다. 

 

김다인의 컨디션 난조

이번 시즌 계속 좋은 경기력을 유지해왔다고 생각했던 김다인이 오늘 뭔가 야스민에게 넘기는 백토스도 너무 높고 느리게 가거나 이다현과의 중앙속공도 타이밍이 잘 안맞거나 하면서 평소처럼 시원시원한 플레이가 잘 안나왔습니다. 이런 것들도 일단 리시브가 잘 안됐던 부분과도 연계가 될 수도 있긴 하겠지만, 김다인이 오늘 몸을 아끼지 않는 수비 이런 것들은 너무 좋았으나 평소보다 세팅이 잘 안이뤄져서 현대건설의 공격이 조금 더 뻑뻑하게 돌아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살짝 아쉬웠던 인삼공사

오늘 인삼공사는 게임을 정말 잘 풀어나간 편이었습니다. 이소영도 20점을 넘게 하면서 높은 성공률을 기록했고. 이선우의 커리어하이 활약에, 옐레나가 성공률이 조금 잘되는 날 보다는 낮게 나왔던 것이 아쉬웠고, 범실 관리 같은 것들을 그래도 잘 해오던 인삼공사가 후반부로 갈 수록 오늘 랠리가 긴 상황들도 많고 하면서 체력적으로나 또 집중력 같은 부분에서 아쉬움이 있는 모습이 나오면서 5세트 초반에 현대건설은 범실 없이 쭉 가는데 범실로 3실점인가 하고 이런 부분들이 컸습니다. 5세트 9-3인가 까지 벌어졌던 기억이 나는데 이게 결국 15-13까지 가게 된 저력을 또 보여주긴 했는데 범실없이 갔더라면 오늘 인삼공사가 이길 수도 있었을 것 같은데 승부처에서 나왔던 이런 범실들이 다소 아쉬웠네요. 그래도 긍정적인 부분이라면 현대건설 전에서 비교적 부진했던 이소영이 오늘 활약을 해줬다는 점이나 이선우도 계속해서 좋은 모습이라는 점, 옐레나도 오늘은 살짝 아쉽긴 했어도 계속 상승세의 폼을 유지하고 있고, 하효림과의 호흡들이 잘 맞아가고 있는 모습, 정호영의 피지컬에서 나오는 위력도 계속 유효하게 작용된다는 점을 들 수 있을 듯 합니다.

 

현대건설 이겼으니 됐긴 하지만...

오늘 잘된 부분보다 안된 부분들이 많았고, 이걸 지금 돌이켜보면 어떻게 이겼나 싶은데 이렇게 안된 날에도 승리했다는 것 자체가 잘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 가지 아쉬운 부분이라면 정지윤이 오늘도 공격과 블로킹에서 결정적일 때 활약을 해주고 있는데 투입되는 타이밍이 너무 부담이 큰 타이밍에 들어가고 있습니다. 또 한 편으로 이해가 되는 것이 황민경이나 고예림을 벤치로 내렸다가 정지윤의 리시브가 너무 무너지고, 공격이 잘 안풀려서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뭔가 교체해서 기대되는 부분이 황-고가 안될 때 정지윤을 넣는 것 보다 너무 떨어지니깐 뒤가 없는 느낌이긴 합니다. 그래서 정지윤의 능력을 믿고 힘든 상황에 투입하는 것 같은데 오늘처럼 리시브가 총체적으로 안되는 날, 센터쓰기가 부담스러운 날, 사이드에서 누군가 뚫어줘야 하는 타이밍에는 과감하게 정지윤 투입해서 공격으로 맞불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부분에서 강성형 감독의 용병술이 때로는 이해가 안되거나 아쉽기도 한데, 또 오늘 한미르 선수의 2개의 서브 에이스나 황연주 선수의 폭풍 3득점 이런 것들은 잘 된 교체의 사례이기도 해서 그 중간을 잘 조절했으면 좋겠습니다.

 

 

유독 현대건설은 긴 휴식 갖고 나서 다음 경기가 오히려 몸들이 무거워보이네요. 오늘 5세트까지 가는 접전이었는데 푹 쉬고 토요일에 도로공사와 좋은 경기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도로공사가 연승을 하고 토요일까지 온다면 둘 중에 한 팀의 연승은 토요일에 깨지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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