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배구 리그

22.11.06 KGC인삼공사 vs 페퍼저축은행 후기

배구노트_임형준 2022. 11. 7.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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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두 팀의 경기가 빅매치라고 하기엔 위상이 많이 떨어지긴 한데, 엘리자벳의 전 소속팀과의 맞대결이라는 스토리가 있다는 점이 관전포인트이긴 했습니다.

 

아무래도 엘리자벳은 자신과 재계약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 실력을 뭔가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고, 페퍼 역시도 상대팀으로 만난만큼 지고 싶지 않은 게임이겠지요.

 

이런 스토리라인을 가진 경기치고는 경기 정말 실망스럽게 흘러갔습니다. 인삼공사가 도저히 갈피를 못잡는 게임이었고, 오히려 페퍼가 오늘 좀 크게 무너지지 않을까 했는데 페퍼가 차근 차근 경기를 풀어가면서 세트를 2-0으로 먼저 따내면서 한 세트만 따낸다면 승리를 가져갈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과적으로 보면 3-2로 인삼공사가 결국 승리했습니다. 그 한 세트를 페퍼가 못따냈고, 이길 수 있는, 해볼만한 상황에서 나온 아쉬운 플레이들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외국인선수 싸움에서는 엘리자벳이 니아 리드보다 더 많은 득점과 성공률을 기록했고, 니아 리드가 1, 2세트에 괜찮았다면 승리를 가져와야 하는 상황에서는 엘리자벳의 활약이 뒤에는 조금 더 눈부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경기의 MVP는 2명 박은지와 박혜민으로 꼽고 싶습니다. 3세트에 인삼공사가 그냥 무너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많은 득점으로 팀의 공격을 이끈 것은 박혜민이었습니다. 여기에 한 손 블로킹까지 터져나오면서 갑자기 된다 싶은 분위기를 연출했고, 보통 이런 추격하는 상황에서 경기 운영을 누가 하고 있을까 하면 염혜선을 떠올리겠지만, 신인선수 박은지가 경기 운영을 하면서 오히려 팀이 잘 돌아갔습니다.

 

인삼공사가 그냥 밀릴 수 있는 상황에서 역전으로 승리를 가져간 것은 정말 다행이지만, 이런 과정에서 코트 위에 염혜선이 아니라 박은지가 있다는 것은 걱정되는 상황입니다. 이번 시즌 현재까지 염혜선은 계속 경기 초반 이후에 모습을 보기 어려운 상황이네요. 박은지라는 유망주가 성장, 증명해나가는 것이 인삼공사에게 장기적으론 좋은 상황이지만 인삼공사도 당장의 성적이 필요한 팀인데 이미 검증된 선수가 자주 벤치를 지켜야 한다는 것은 좋은 그림은 아닐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국가대표가 많은 팀 이러면 그 팀이 엄청 강팀일 것이라 생각했는데요, 지난 시즌에 올림픽 이후에 국대 차출 많았던 팀들이 선수들 컨디션 올라올 때까지 기다려야하고, 팀원들과 호흡문제도 있고 이러면서 시즌 초반 어려움을 겪는 것들을 보고 국가대표 다수 보유팀에 대한 환상이 조금은 줄어들었고, 국대가 많다는게 장점은 아니구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삼공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미들블로커, 아웃사이드 히터들 국대로 대거 차출되고 했는데 정작 돌아와서 경기력들이 좋지 못한데요, 컨디션 조절의 문제도 있겠지만 저는 인삼공사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게 보는 것이 국대 미들블로커 2명 보유! 인데도 그 미들블로커를 공격 때 잘 안쓴다고 해야할지 못쓴다고 해야할지 기회가 잘 안가는 느낌입니다.

 

어제 경기 후반부에 정호영 활용해서 속공 시도 많이 하니까 타이밍 잘 안맞아도 일단 그 옵션이 시도된다는게 상대에겐 위협의 대상이었는데 이런게 전반부에는 너무 안나왔죠. 박은진을 활용한 공격도 더 자주 나와도 위력이 있을텐데 그런 것들을 잘 안하니까 상대 입장에선 대처가 쉬워지고, 이소영이나 엘리자벳 쪽만 견제하는데 그 쪽으로 계속 뚫으려고 하니 안뚫리는건 어쩔 수 없는 듯 합니다. 본인들이 가진 옵션을 잘 활용해서 코트 넓게 쓸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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